평화를 노래하다...
매년 낙옆이 떨어지는 시기가되면 '중고등대안 불이학교'에서는 '인도/네팔 평화여행'을 다녀옵니다.
아이들은 중2병을 이겨내고 가장 빛나는 시절을 만들기 위해 인도로 갑니다.
"티벳을 위한 콘서트"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벳의 독립과 망명자들을 돕기위해 "HOPE CENTER"와 함께한 노래입니다.
습기 넘치는 침대 덕분인지 아침부터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맥간의 숙소는 정말 최악이다.
남자 7명이 한방에서 자는데다가 침대는 습기 때문에 항상 젖어있다.
오전에 홍보 버스킹을 나갔을 때는 현지인이 되어 길바닥에 누워있었다.
하필이면 공연하는 오늘!!
어젯밤 분명 침낭과 이불을 꽁꽁 싸매고 잤는데 감기에 걸려 버렸다.
지난 일주일 동안의 맹연습이 물거품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고 열이 펄펄 나는 내 몸에게 화가 났다.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우리가 공연하는 장소인 TIPA에 리허설을 하러 오후에 도착했을 때까지 아프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쿤상이 아픈 사람은 남아서 쉬다가 본 공연만 하라고 했었는데
그때 안 쉬고 약 20분 거리인 TIPA까지 기다시피 걷다보니 그냥 쉴 걸 후회하기도 했다.
공연장에 도착 하자마자 맨 앞줄에 있는 소파에 쓰러졌다.
리허설 하는 걸 재대로 보지도 못하고 눈을 감고 조금이라도 나으려고 애를 썼다.
너무 아파서 눕지 않으면 정말 죽을 거 같았지만 정신을 차리고 공연 동선을 맞춰봤다.
모두가 일주일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한 공연인데 나 때문에 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친구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6시 반쯤 사람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소파에 쓰러져 있다가 대기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하나도 긴장이 되질 않았다.
아파서 그런가. 그냥 공연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밖에 들질 않았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됐다.
6시 40분 정도 까지만 해도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공연장에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사회를 보는 산이와 정서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무대에 나갔다.
첫 번째 순서인 풍물팀도 긴장한 산이와 정서를 보며 몇 배는 더 긴장한 얼굴로 악기를 챙겼다.
드디어 첫 번째 순서인 풍물팀이 시작했다.
우렁찬 풍물소리가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분명 처음 보는 악기일 탠데도 반응이 정말 좋았다.
풍물이 끝나자 함성소리가 대기실까지 꽉 채워졌다.
춤 공연도 사람들이 kpop을 좋아해서 그런지 공연이 끝나고 가지 말라는 소리까지 들렸다.
공연이 1, 2부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1부의 하이라이트는 주용이었다.
주용이의 폭발적인 랩과 무대매너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쿤상과 호프센터의 엉클들도 주용이의 랩을 제일 걱정했었는데
언어가 달라도 에너지가 전달되었는지 관객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2부의 시작으로 캘리포니아에서 오신 아주머니의 춤 공연이 있었다.
정말 끔찍했다. 10분 동안 옴 카레 옴~을 외치면서 이상한 골반댄스를 선보였다.
얼떨결에 젬베와 징을 치게 된 우석이와 영준이도 정말 이상한 눈으로 아주머니를 쳐다보았다.
아주머니가 자존감이 정말 높은 분 같았는데
공연 중에 “나가라!”,“200루피나 주고 이딴 공연 보러 온 게 아니다!” 등의 충격적인 발언이 들렸다.
대기실에서 한동안 멍을 때리고 앉아계신 옴 카레 아주머니를 보니 조금 불쌍하기도 했다.
옴 카레 아주머니 공연이 끝나고 드디어 산이와 나의 공연이 시작됐다.
무대에 올라갔을 때 다행히 몸이 조금 나아져서 문제없이 공연을 진행했다.
유명한 곡인 제이슨 므라즈의 ‘I’m yours’는 관객들이 떼창을 하기도 했었다.
다음으로 여자애들의 춤 공연과 재현이의 해금공연이 이어지고 마지막 공연인 강남스타일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편곡한 노래 강남스타일 공연이 먼저 시작되고
노래가 끝나자마자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가 나오면서 3기와 쌤들까지 모두 나와 춤 공연을 시작했다.
예상대로 강남스타일은 최고의 반응이었다.
모두가 공연 내내 함성을 질러줬고 공연이 끝나자마자 앵콜 소리로 공연장이 가득 찼다.
공연이 끝나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아픈 것도 잊고 놀다 보니 몸에 무리가 갔나보다.
열이 났지만 공연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뿌듯함이 밀려와서 호프센터로 이동하는 내내 웃고 있었다.
호프센터에 도착해 치킨을 잔뜩 시켜 파티를 했다.
멋지게 공연을 끝내고 먹는 치킨은 진짜 글로 표현 할 수 없는 맛이었다.
치킨을 먹으며 맥간에서 있었던 일들을 되새겨 보았다.
일주일동안 열심히 준비한 만큼 후회 없는 공연이었다.
내일이면 맥간을 떠나는데, 아쉽긴 했지만 후회가 되지 않았다.
환상적으로 마무리를 지어서 그런지 오히려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가 되었다.
아그라 바라나시...그리고 트레킹!! 앞으로가 정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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