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는 많은 사람들의 숙원이 네팔의 안나푸르나를 등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산을 오르는 사람을 너무나도 힘들게 하는 안나푸르나는 쉽게 자신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함께 오른다면 오를 수 있다. 내가 해냈기 때문이다.
안나푸르나를 오르면서 포기하고 싶을때가 더 많았지만 오르고나니 속 시원하다!!! 다시? NO~!!!
트레킹하면 내 얘기가 빠질 순 없지!
트레킹은 내 한계를 직접적으로 맞닥뜨리는 시간이었다.
그건 정말 자괴감과 절망감....... ㅠㅠ 눈물겨운 시간이었다.
워낙에 체력이 약했던 내가 MBC를 갔다는 것 자체가 생각해보면 정말 엄청난 일인 것 같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고, 그만큼 도착했을 때 그 기분이란.
그렇지만 나는 아쉽게도 그놈의 고산병 때문에 ABC까진 끝내 오르지 못했다.
이번 평화여행을 돌이켜봤을 때 후회가 남는 일은 없었지만 그거 하나가 좀 걸렸다.
그저 내려와서 사진으로만 그 안나푸르나를 보는데, 왜인지 모를 눈물이 핑 돌았다. 그저 그 풍경이 정말 멋있어서였는지, 아님 올라가지 못했던 아쉬움 때문이었는지.
그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다시 오를래?”라고 한다면. 글쎄....... 그때 그 고산병이 왔던 생각만 하면 지금도 끔찍하다.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울기도 많이 울었던 것 같다.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그보다 뒤에 나 때문에 밀리는 애들, 결국 애들에게 내 짐을 맡겨야 했던 때. ‘내가 이 팀에서 정말 민폐구나’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애들은 별로 힘들어하지 않는데 나 혼자 헉헉대는 걸 보고 자괴감도 들었고.
애들에게 그 고마움과 미안함은 아무리 말해도 부족하다.
그리고 이건 좀 부끄러운 일이지만, 난 마의 계단 빼곤 걸음을 멈춘 적이 그리 없었다.
계단을 한 발짝, 한 발짝 너무 천천히 올라가다 보니 이런 얘길 들었다.
“너 왜 자꾸 멈추냐!!!!”
몇몇에게는 “왜 그렇게 힘들어하는 거야?” 라는 말도 들었었다.
할 말이 없었다. 어쩌겠어, 숨이 가빠오는걸.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저 나를 탓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후회했다. “아, 체력 좀 키우고 올 걸, 운동 좀 하고 올 걸”.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내가 진짜 민폐였구나.
그걸 인정하기가 좀 힘들었던 것 같다.
직접 그런 얘길 들으니까 인정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서인가 트레킹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많다.
그래도 그렇게 갔다 오면, 며칠간은 숙소 계단을 막 뛰어다녔다(지금은 다시 저질체력).
또 한국에 오니까 모든 산이 낮아 보이고 언덕처럼 보였다.
당연히 나에겐 한국 산도 힘들겠지만.
4기, 5기, 그 뒤 후배들에게 얘기하고 싶은 건,
나처럼 팀에게 민폐 되지 않고 잘 오르고 싶다면 미리 체력 좀 키우고 가는 게 좋을 것이다.
안 그러면 나도 힘들고, 뒤에 애들도 힘들다.
난 그걸 트레킹 갔다 온 후에 깨달아서 정말 후회되지만, 후배들만큼은 꼭 이 말을 듣고 몸의 준비를 해갔으면 좋겠다.
3기 애들과 그리고 쌤들. 정말 고마웠고 죄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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